메모일기끄적/개발자 일기

[개발꿈나무이야기] 16. 개발회사 수습기간 퇴사.... (feat. ㅈ소)

유호야 2021. 6. 25.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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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간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먼저 너무 많은 곳에서 면접을 보다보니, 마음이 지쳐서 어디든 가고 싶다는 마음이 나를 잘못된 회사로 이끌었다 ㅋㅋㅋㅋㅋㅋㅋ

좀 더 시간을 투자해서 좀 괜찮은데 갔어야 했는데, 하지만 이미 일어난 일이니 다시 구직을 시작해보려한다.


퇴사썰을 간단하게 말해보자면 ..... 아니 입사 전부터 간단하게 요약해보겠다.

먼저 중소기업이라도 괜찮은 곳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열심히 지원하고 면접보고를 반복했다.
지원한 기업은 강소기업이었고,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을 필수로 요구했지만(나는 필기만 합격한 상태였음), 그냥 지원해봤다.
근데 서류가 덜컥 합격해버리네? 그래서 서류 합격 전화를 받은 바로 다음 날인가 면접을 진행했다.


일단 면접에서 없을 줄 알았던 즉석 코딩테스트(?) 가 이루어졌었다. 갑자기 a4 용지를 건네더니, 노트북도 주고 풀어보라고 한다. 문제는 프로그래머스 문제였는데, 나는 한 번도 풀지는 않았던 문제였다. 뭐 풀어야 하니 어찌저찌 이렇게 풀겠다고 답을 보여주니, 면접관 두 명이 보고, "괜찮은데?" 라는 반응을 보였고, 나는 합격의 예감을 느꼈다.

회사는 강남에 위치해있었고, 강남으로의 출퇴근, 나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합격전화는 면접 바로 다음 날 받았고, 그 전화 받은 다음날인 4/1부터 출근하기를 희망했지만, 경영지원팀 직원이 그건 무리인 것 같다고 본인이 판단해서 면접관으로 있었던 두 담당자를 말렸다고 한다.

사실 조금 더 여유롭게 출근하고 싶었는데, 이런 말을 들으니 바로 다음주 출근을 하기로 했다.
9시 반까지 도착하라는 말에 출퇴근 시간이 9시 반 ~ 6시 반이구나 생각하고 있었다.
9시 반까지 회사에 도착해서 혼자 어리둥절하게 어느 회의실에 앉아있었다. 한 15분 정도가 지났을까, 경영지원팀 직원이 한 명 온다.
나름 회사에 대한 간략한 소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한다고 한다.... 동기들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한 명만 채용할 생각이었어서 그런지, 1대 1로 머슥하게 발표를 진행하신다. 그 분도 뭐 말재간이 좋은 그런 느낌이 아니라 그냥 경영지원팀 한 분이 피피티 읽는 정도라.... 딱히 할 말은 없었다. 회사에 대한 이력과 대표님에 대한 설명을 대강 듣고, 계약서를 작성한다고 한다.

근데 수습기간에 월급이 80%가 삭감이 되네........?

나도 지원을 당연히 여러군데 해왔고, 수습기간 월급이 삭감되는 곳은 지원조차 하지 않았다. 굳이 그런 곳이 아닌 곳도 있는데, 지원을 할 필요가 있나 싶어서 지원하지 않았다. 그런데 여기는 공고에도 적어놓지도 않고, 면접 때도 언급조차 하지 않고, 출근하기로 한 날 계약서에 명시한다고.......? 회사가 갑인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지원자를 무시한다는 기분이 들었다..... 기분이 상한 느낌? 그래도 신입이니까, 그럼 배우는 마음으로 다녀보자....... 생각하고 '포괄임금제' 가 뭔지 질문 한 번 하고, 야근 수당 없다는 사실을 인지한채.... 계약서에 싸인을 하게 된다.

계약서 작성을 완료했더니 이제 나보고 '을지로'로 이동하면 된다고 했다.

"네? '을지로'요? 그럼 이제 을지로에서 근무하는 건가요?" 했더니

"네, 가서 이 번호로 부장님한테 연락드리면 될 거에요."

2차 빡침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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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기서 일을 시작하는 게 맞나?, 의심도 시작되었다....'

지원자를 두 번 속이는 일 같았다 ㅋㅋㅋ 파견을 나가면 파견을 갈 것이며, 어디서 근무하게 될 거라는 말을 해주는 게 당연한 것이 아닌가? 회사 위치를 강남이라고 올려놓고 지원자를 뽑고 이렇게 기분 상하는 두 가지 일로 시작을 하다니 ㅋㅋㅋ

당황스러웠다......... 일단 말한 곳으로 이동해서 부장님께 연락을 드렸다.

부장님은 좋으신 분 같다, 그런데 무척 바빠보인다, 일단 나를 어디로 보낼지 모르는 상태에서 프로젝트 보안이 심해, 나를 카페로 보낸다. 이사님이 그렇게 하라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나는 서점에서 책을 사고 카페에서 하루종일 공부하게 된다......

3주 간 그렇게 알아서 공부하게 된다. 점심시간에만 함께 밥 먹는 어색한 밥 동지의 느낌으로...

처음에는 불만이 많았지만, 일단 공부 열심히 하면 다음에는 개발 관련한 일들을 하겠지 싶었다.

책 공부를 하면서 프레임워크 강좌를 신청하라고 말씀하셨던 게 있었어서, 3주간 공부가 끝난 후 자연스럽게 그 강좌를 들으려고 이사님께 여쭈어봤다. 

"책은 끝났는데, 그럼 이제 프레임워크 강좌 시작하면 될까요?" 했더니

"아니 지금 하던 것들은 다 보류하고, 제안서를 작성하는 걸 도와라" 하시네

제안서.......... ?

그렇게 나는 다른 과장님과 함께 카페에서 제안서 작성을 시작한다. 


개발자로 입사해서 PPT 스킬이 늘어가고 있었다. '내가 지금 작성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겠다. 요약을 해서 작성을 하라는데, 신입이 이런 걸 하는 게 맞는 건가? 다른 회사를 알아봐야 하나?'  라는 생각을 뒤로 한 채...... '한 달 뒤면 그래도 새로운 프로젝트 시작한다고 하니, 투입되게 되겠지' 라는 희망으로 하라는 대로 작성한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내가 꼭 지키려고 했던 것은 퇴근시간이다. 수습에 돈도 찔끔 주는 마당에 야근할 필요는 당연히 없다고 생각해서, 6시 땡하면 늘 집으로 귀가했다. 하지만 을지로~ 는 날 집에 너무 늦게 도착하게 만들었지 하지만 별 생각 없이 적응하기 바빴다. 수없이 했던 이직의 생각을 접고 열심히 하기로 마음을 먹었기 때문이다.

제안서 작성이 끝나고 새로운 프로젝트에 들어가게 되었다.

'드디어, 개발을 시작하게 되겠구나', 개발을 안하다보니 까먹어가다보니 집에서 늘 짬짬히 하려고 했고 드디어 기다리던 프로젝트에 약간은 긴장하기도 하고 기대하기도 했다. 그런데 초반에는 장비 설치도 안됐다고 해서 투입이 되긴 했으나 모두가 할 일 없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장비가 도착했을 때...... 난 여전히 5년 된 노트북이었다.

수습기간이 끝나면 준다던 노트북, 프로젝트 기간이라 조금 일찍 바꿔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심지어 프로젝트 중간에도 안 바꿔줄 것 같았다. 회사에 복지라곤 없다는 것을 다른 직원들이 열심히 떠드는 바람에 알게 되었고, 내일배움채움 안 해주는 이유도 사람들이 금방 퇴사하니 안 해주는 거였다. 그걸 해줘야 더 오래있지, 멍청한 대표가 아닌가 생각했다.

그리고 늘 회의를 들어가면, 다른 직원들이 나를 제외하고 모두 회사 다이어리를 사용하고 있었다. 회사 다이어리 하나에 기분이 상하다니? ㅋㅋㅋ 여태까지 쌓여온 모든 것들이 다이어리 하나에 터지는 것 같았다. 이렇게 무책임하고 신입한테 신경 안 쓰는 회사도 대단한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좀 지나도 개발보다는 산출물을 작성했고, 일단 하라는 대로 열심히 작성했지만 전체적으로 초반이라 일거리가 많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날 갑자기 이사님이 커피 한 잔 하자고 하시더니, 나를 불러서 생각보다 적극적이지 않다며 나머지 한 달 동안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줄 건지, 아니면 인턴기간을 이렇게 종료할 건지 물어보신다.

" ..... ? " 

저기요 ㅋㅋㅋㅋㅋㅋㅋ 어이가 아리마셍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적극적일 부분이 어디가 있었죠? 업무 지시도 제대로 안 해주면서 거의 방치하다시피 해놓고 적극적이지 않았다니, 무슨 소리하는 지 이해가 안 갔다 ㅋㅋㅋㅋ 벙쩌서 언제까지 말하면 되냐고 하고 바로 퇴사각을 잡는다. 자기네는 팀위주로 돌아가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내가 카페에서 혼자 있을 동안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하는지 어떻게 알며, 어떻게 할 것이며, 제안서를 쓰는 동안 어떤 질문들을 적극적으로 하나? 그리고 본인 아래서 내가 일한 것도 아닌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여러가지 거지같은 것들 다 감안하면서 다니려고 했던건데 이렇게 나오면 더 이상 다닐 이유가 없어지지;' 생각하고 바로 다음 날부터 출근 하지 않았다. 그리고 본인들이 구라쳤던 부분들 다 언급해줬다. 이 정도면 친절한 인턴 아닌가?

근데 웃긴건 빈 자리를 채우는 공고 조차 올리지 않네 다른 직무만 채용하고 있다. 내가 볼 땐 그냥 쫓아내려고 한 것 같았다. 나 없어도 돌아갈 것 같은 플젝이기도 하고 그렇다. 그래도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런 내가 바보 같은 순간이었다. 시간 아깝고 돈 아까웠지만,  다음에 이런 곳을 가지 않기 위한 경험이라고 생각해야지. 그렇게 ㅈ소를 경험하고 나왔다. 꼭 OJT가 확실하게 있는 곳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입사를 했는데, 자꾸 생각했던 거랑 다른 부분들이 나온다, 쎄하다,,, 싶으면 탈주를 추천한다. 본인들의 직감은 생각보다 잘 맞다.


자 여기까지가 수습기간 퇴사썰이었다. 

다시 여러 군데 다시 지원하고 있다. 면접 제의도 많이 오고, 다시 면접 보면서 각을 잘 잡아야겠다. 이제는 적어도 억울하지 않으려면 돈이라도 더 주는 데로 가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다.

 

+ 추가 이야기

신입사원 교육에는 체계가 없지만, 사직서는 꼭 작성하는 체계가 있는 회사 :)
그것도 직접 작성해야 한다고, 회사로 오란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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